[에코디자인] 그린루프2016-12-21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도시는 삭막한 빌딩이 늘어날 때 마다 더욱 심화되고 있다. 푸르른 숲이 줄어들수록 오염되지 않은 청정 공기는 부족해지고 대기 중 탄소는 더욱 가득 차고 있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온도가 올라 뜨거운 공기가 온몸을 지치게 한다. 도시 속 열섬효과(heat island effect)는 이제 도시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어떤 대안이 있을까?

세계의 선진국들은 이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바로 도시형 텃밭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특히 빌딩 건물 신축 시 옥상이나 건물 옆면을 활용해 그린 루프(green roof) 디자인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그린 루프는 나무와 숲 꽃 등 식물로 건물 외관을 꾸며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그린 루프 디자인은 빛을 반사해 단열 효과를 높여주어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 시켜준다. 이로 인해 냉난방 비용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다. 또한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신선한 공기를 생산해 주변부를 더욱 쾌적하게 해준다. 무엇보다 점점 뜨거워지는 도시의 열을 식혀준다. 늘어나는 도시로 인해 살 곳을 잃어가는 새들에게도 새로운 안식처를 제공해 준다. 지구온난화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공공디자인 방식이다.
계단식 녹색 지붕 - 아크로스 후쿠오카 빌딩

건물 전체를 뒤엎은 녹지가 인상적인 아크로스 빌딩 <제공: Arun Katiyar>

얼핏 보면 산등성이 같은 건물이 있다. 일본 후쿠오카에 위치한 복합문화예술센터인 ‘아크로스 빌딩’이 그 주인공 이다. 건물 전체를 뒤엎은 녹지가 인상적인 느낌을 준다. 녹색 지붕(Green Roof)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건물이다. 이들이 이러한 자연 녹지를 구성한 이유는 인접한 덴진 주오공원과의 일체화를 동해 도시 속의 풍요롭고 쾌적한 환경조성을 위해서라고 한다. 녹지면적은 5,400㎡로 일본 옥상 시설 가운데에서도 최대급 규모이다. 구성 수종은 전체적으로 76종, 37,000그루. 그 후 추가로 식재를 하거나 조류 등에 의해 운반되어 온 나무씨앗으로 수종이 늘기도 하여 현재는 120종, 50,000그루 정도라고 한다. 이 스텝가든은 누구나 자유로이 이용할 수가 있다.특히 60m 높이의 계단식으로 구성된 정원은 후쿠오카가 자랑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아크로스 빌딩은 매주 뮤지컬, 음악회 등 각종 예술 공연들이 열린다. 그런 예술적 감수성과 녹색의 공간이 어우러져 도시형 생태 문화 공간의 새로운 대안을 보여주고 있다.

 

계단식으로 구성된 정원은 후쿠오카가 자랑하는 명소이다. <제공: chris harber>
 
푸른 지붕 마을 – 알링턴 카운티의 녹색 지붕들
미국 버지니아 알링턴 카운티(Arlington County) 자치구,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녹색 지붕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곳 중 한곳이다. 이곳은 주요 건물과 관공서 가정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녹색 지붕이 밀집되어 있다. 알링턴 카운티는 미국 그린 빌딩위원회의 LEED (에너지 환경 디자인 리더십) 친환경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고 건물 전체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녹색 지붕을 더욱 늘리기 위해 그린 홈 초이스 프로그램을 실행중이다. 그린 홈 초이스 프로그램은 녹색 지붕을 설치하는 각 가정에 설치 비용과 유지 보수 비용을 일부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로 인해 매년 녹색 지붕을 설치하는 회사와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구민들과 지자체의 협력으로 마을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녹색 지붕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곳 중 한곳인 알링턴 카운티 <제공: Arlington County>
건물 위 생태 공원 – 시카고 시청
또 다른 명소로 알려진 시카고 시청의 녹색 지붕이다. 이곳은 시카고 시장인 리처드 데일리(Richard M. Daley)의 지시에 따라 시 환경국에서 조성하였다. 리처드 데일리 시장은 여섯 번의 재임기간 동안 시카고를 제1의 친환경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하에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 중 녹색 지붕 확대는 시카고 시청에서 추진해온 가장 핵심적인 정책이다. 이들은 녹색 지붕 정책을 시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 먼저 시청 건물을 실험용 모델로 삼았다. 직접 시청 건물에 녹색 지붕을 설치해 녹색 지붕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절차를 밟은 것이다. 행동하는 정책으로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인 것이다. 시카고 시청은 이를 위해 건축사와 조경사 엔지니어 그리고 환경전문가들로 구성된 그린 루프 시범 프로젝트 팀을 발족하였다. 이들은 직접 녹색 지붕을 조성하고 도시의 열섬효과를 저감하는 방안을 실제적으로 연구하였다. 실제로 이들의 연구를 통해 시민들은 녹색 지붕이 도시를 보다 시원하게 해주고, 빗물을 흡수해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시카고 시청의 친환경 정책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린 시카고’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매년 8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도시 속에 심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녹색지붕 정책과 함께 쓰레기 제로, 산업폐기물 절감, 자연 에너지 창출, 교통공해절감 등 5가지 친환경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20년 까지 도시 내 온실가스를 25%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지 정책 차원뿐 아니라 옥상 공원은 시청 직원들의 쉼터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직원들은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언제든 옥상에 올라와 푸르른 공원아래서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시의 정책이 널리 알려지면서 시청을 방문하는 방문객들도 옥상 공원을 반드시 들러야 할 코스로 인식하게 됐다. 또 하나의 지역 명소가 된 것이다.


 

시카고 시정의 녹색 지붕 <제공: Payton Chung>
기찻길을 재활용한 생태 공원 – 하이라인

버려진 기찻길을 재활용한 생태공원 하이라인 <제공: InSapphoWeTrust>

뉴욕 맨하튼을 찾은 이들이라면 이곳을 한번쯤 방문해 보았을 것이다. 바로 버려진 기찻길을 재활용한 생태공원 하이라인(THE HIGH LINE PARK)이다. 이곳은 1930년대부터 70년대까지 건물과 건물 사이를 관통해 뉴욕의 산업 물자를 수송하던 중요한 교통 수단이었다. 그러나 현대 교통 기술의 발전은 결국 기찻길의 폐쇄로 이어졌다. 이로인해 이곳은 오랫동안 도시에 흉물스럽게 방치되었다. 그렇게 방치되었던 기찻길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뉴욕의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이곳을 살리고자 시민들이 나서면서 상황은 역전되었다. 한 시민의 아이디어로 이곳에 생태 공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기찻길을 꾸미고 숲과 나무를 심어 야외 정원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쉴수 있는 공간도 충분히 조성하였다.
 

푸르른 녹지가 조성되자 사람들은 모여들었고 이제는 휴일이면 하이라인 공원으로 소풍을 나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제공: david berkowitz>

이곳에 푸르른 녹지가 조성되자 사람들은 모여들었고 이제는 휴일이면 하이라인 공원으로 소풍을 나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가족, 커플 뿐 아니라 조용한 사색을 즐기기 위해 나오는 사람들도 많다. 총 1.6km로 이어진 이 공원은 각종 식물들과 꽃들로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고 향긋한 꽃내음이 퍼진다. 곳곳에 설치된 원목 테이블은 따뜻한 일광욕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안성 맞춤이다. 또 중간 중간 새집을 설치해 두어 사람들 뿐 아니라 새들에게도 따뜻한 안식처를 제공해 준다.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디자인이다.

공공 디자인이란 이렇듯 공간의 역사와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낼수 있어야 한다.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그저 철거하는 것 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비록 용도 폐기 되었어도 공간속에 지역의 역사는 고스란히 남아 시대의 문화가 된다. 이것을 담아낼 때 혁신적인 공공 디자인이 탄생할수 있다. 또한 시민들에겐 쾌적한 삶을 제공해주고 자연과 공존할수 있는 공간을 창출할수 있어야 한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세심한 기능도 중요하다. 하이라인 생태공원은 바로 이 세가지가 조화롭게 균형잡혀 있다. 하이라인은 이제 뉴욕하면 빼놓을수 없는 지역의 명소가 되었다. 헐리우드 배우들이 찾아오고 중요한 행사가 사시사철 열린다. 무엇보다 뉴욕 시민들이 사랑할수 밖에 없는 공간이 되었다. 버려진 기찻길이 삶의 여유로움과 낭만이 넘처나는 아름다운 녹색 지붕이 된 것이다.

녹색 지붕은 현대 건축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는 소재이다. 또한 이것이 그냥 미관상 좋은 것에만 멈추는 게 아니라 건물이 가지고 있는 단열 효과를 높여주고 열섬 효과도 완화해 준다. 주변 공기가 맑아지는 것도 물론이다. 에너지 효율도 높여주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준다. 폭포수 같은 빗물이 떨어질때면 이를 흡수해 홍수 피해를 줄이는데도 효과적이다. 텃밭 용도로 활용해 직접 기른 채소를 재배해 먹을 수도 있다. 늘어나는 귀농 인구 속에 도시형 농부가 되어 보는 것도 꽤 괞찮은 방법이 아닐까? 아무튼 녹색 지붕은 여러모로 유익한 방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도시 속에서 녹지를 확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인간의 정서는 푸른 녹지 위에서 더 풍요로워 질 수 있다. 회색빛의 삭막한 도시는 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함을 준다. 이러한 답답함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최대한 자연의 푸르름을 덧입는 것이다. 이것이 도시의 공간을 보다 더 풍요롭게 꾸며주고 생채기 난 우리의 마음도 조금은 힐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되지는 않을까?

 

버려진 기찻길이 삶의 여유로움과 낭만이 넘처나는 아름다운 녹색 지붕이 되었다. <제공: david berkowitz>
[출처] 글/이미지
김대호  | 에코크리에이터 / 소통라이브러리 대표 발행 201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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